망량의 상자 . 교고쿠 나츠히코



망량의 상자

저자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출판사
손안의책 | 2005-06-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50년대 도쿄. 한밤중의 전철역에서 열차가 서는 사고가 발생...
가격비교

underline


/달은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것일뿐이라고.

그러니까 햇빛을 동물이나 식물에게 생명을 주지만,

달빛은 한번 죽은 빛이라서 생물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거야.

 


/천인오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천계에 사는 천인은 하계의 인간처럼 괴로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천인도 역시 조만간은 쇠해간다고 한다.

우선 머리의 화관이 시든다.

아름다운 옷에 먼지며 때가 낀다.

겨드랑이 밑에서 땀이난다.

눈이 침침해진다.

그리고 왠지 즐겁지 않아진다.

그저 그뿐이다.

그뿐인데 천인은 죽어야만 한다.

 

 

/동기만 따지자면 누구나 갖고 있고 계획만 하는거라면 누구든지 하지만, 그것이 있다고해서 특수한건 아니다.

범죄자와 일반인을 가르는것은 그것이 가능한 상황이나 환경이 찾아오느냐 찾아오지 않느냐 하는 한 가지에 달려있다.

  

 

/범죄를 만들어내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나 법률이라고요.

 

  

/사람도 마찬가지. 겉을 장식하고 허식의 벽을 두껍게 바른다해도,

안에 나쁜 것이 고여있다면 아무 도움도 되지않네.

 


/이 친구는 늘 그렇다.

그에게 의견을 구하는 사람은 대게 생각도 못한 엉뚱한 길을 질질 끌려다닌 끝에,왠지 출발점으로 돌아와버린다. 그

러나 그때 생각의 선택지는 그가 의도 하는 길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자세히 알지 못하면 비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판하기 위해 공부하다니, 비뚤어진 남자라고 생각했다.

 

 

/소녀란, 아니, 인간이란 무릇 교활한 법이야.

 



memo : 100705.0706

 

교고쿠의 책을 읽고 있으면, 나는 왜 이렇게 바보인가 라는 생각만 든다.

지식이 방대성. 소설에서 작가는 교고쿠도와 함께 공존한다.

우부메의 여름을 읽고나서 읽었던 후라 세계관은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데, 교고쿠도의 궤변에는 멍-

그냥 다른 인물들처럼 마지막에 고개만 주억거리며 수긍하는 나를 보며 한숨을 쉰다.

요괴나 귀신이이 나오는 공포물을 좋아하는데, 교고쿠도는 단순히 오싹한게 아니라 또 다른 무언가가 소름이 돋는다.

알기 힘든 단어들의 나열은 나를 기죽게 만들지만, 교고쿠의 이야기는 너무나 신선하다.

그러고보니 교고쿠 나츠히코에게 빠진 건 항설백물어라는 요괴책이었던 것 같다.

처음 접했을 때의 그 느낌을 한번 더 느껴보고자 우부메의 여름을 읽었고, 망량의 상자를 샀다.

개성있는 등장인물들도 매력있게 다가온다. 여름철 좋은 읽을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