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의 기분

 

 

 

"책갈피의 기분..."

책을 만들며 이 책 저 책 사이에 치이고, 결국 너덜너덜 납작해져버린 그 날,

나는 책갈피의 기분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

그래도 기왕 책갈피로 살아야 한다면 가급적 납작해지는 것이 좋겠지.

편집자의 삶이란 어차피 책 안에 담겨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200314

★★★

 

책 편집자의 에세이

출판업계의 상황과 편집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 놓았다.

책이 좋아 시작했지만 책을 둘러싼 환경과 사람들로 인해 책싫어증과 책태기가 오는 편집자의 삶.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과 함께 하는 일이 마냥 즐거울 것 같지만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어버리는 순간 순수하게 좋아할 수 없을 것 같다.

외부에서 보면 마냥 멋있어보이던 편집자도 누군가에게 매일 비위를 맞춰가며 살아가는 똑같은 직장인인 것 같다.

새로운 작품과 마주하고 그런 책을 잘 다듬어 발간하면 세상 뿌듯하지만, 그 과정은 지옥처럼 느껴졌다.

워라밸은 고사하고 월급 조차 박봉이니 초라한 현실을 마주할때면 얼마나 큰 좌절과 절망이 찾아올까.

책과 관계된 종사자와 책을 접하는 독자까지 각자 나름의 고충들이 있겠지만 서로서로 조금만 배려해주며 살아가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