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열등감이라기보다 강박관념에 가깝다.
나는 미친 사람이고, 주위 사람들은 그것을 가엾게 여겨 이야기를 맞춰 주고 있는 거라는, 그런 어리석은 망상을 품고 있던 시기도 있었다.
4.
나의 일상은 불안으로 가득했다.
나는 늘 타인의 시선을 신경썼다. 그러면서도 타인과 영합할 수는 없었다.
나에게 있어서 정상은 내안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었고, 나는 어디에 있어도 이단아였다.
5.
소위 세계종교라고 불리는 3대 종교 모두가 영혼의 존재를 환영하지 않는 겁니다.
왜냐하면 종교란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죽은 자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6.
일상과 비일상은 연속되어 있어.
분명히 일상에서 비일상을 들여다보면 무섭게 생각되고, 반대로 비일상에서 일상을 들여다보면 바보처럼 생각되기도 하지. 하지만 그것은 별개의 것이 아닐세. 같은 것이야. 세상은 늘, 무슨 일이 있든 변합없이 운행되고 있네. 개인의 뇌가 자신의 형편에 맞추어 일상이다, 비일상이다 하고 선을 긋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당연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당연한 걸세. 되어야 하는 대로 되고 있을 뿐이야. 이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윈 아무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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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읽었었는데 최근 무당거미의 이치 보다가 교고쿠도 시리즈 처음부터 주욱 보려고 다시보기 시작!
근데 그때보다 조금은 똑똑해진건지 몰라도 교고쿠도의 장광설이 약간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된다는...
사람 개개인에 따라 같은 풍경도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걸 알려준다.
뇌의 재편집이라는 설도 굉장히 흥미로웠고,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결말은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